17억 원 아파트 노부부 계산은 제도상 가능성이고 실제 평균과는 거리가 있다
일하는 어르신은 근로소득 공제 방식과 개편 논의부터 확인
실거래가 17억 원짜리 아파트에 사는 노부부도 소득이 없으면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면서 “부자 노인도 받는 연금”이라는 말이 퍼졌다. 그렇다면 수급자 가운데 형편이 가장 나은 층은 실제로 얼마나 가졌을까. 다만 공개된 자료를 보면 이 계산은 제도가 허용하는 끝자락의 사례이고, 수급자 실태와 곧바로 같다고 보기는 어렵다.
10월 31일 경기일보와 공감신문 보도를 보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의원실이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2025년 말 기준 자료를 이날 공개했다. 소득인정액(소득과 재산을 합쳐 소득으로 환산한 금액) 상위 1% 수급자를 따로 살핀 자료다.
상위 1%의 재산 3억 4천만 원, 월 근로소득 219만 8천 원
이들의 공제 전 일반재산은 평균 3억 4천만 원이었다. 일반재산은 주택, 건축물, 토지, 전월세보증금을 가리킨다. 재산이 있는 수급자만 추려 계산해도 평균은 3억 4천만 원으로 달라지지 않았다.
공제 전 근로소득은 월평균 219만 8천 원이었고, 실제 일하는 사람만 따지면 월 257만 8천 원이었다. 일을 하면서 어느 정도의 월급을 받는 어르신 가운데 기초연금을 함께 받는 경우가 있다는 점을 보여 주는 수치로 볼 수 있다.
받을 수 있다는 계산과 실제 받는 사람은 다르다
17억 원 아파트 이야기가 나온 까닭은 공제 폭에 있다. 보도에 따르면 2026년 단독가구 선정기준액은 월 247만 원으로, 1인 가구 중위소득의 96.3% 수준이다. 근로소득은 월 116만 원을 뺀 뒤 나머지에서 다시 30%를 덜어 내는데, 기초생활보장제도는 근로소득의 30%만 공제한다.
재산 쪽도 비슷한 구조다. 대도시 기준 기본공제액은 기초연금이 1억 3,500만 원으로, 약 9,900만 원인 기초생활보장제도보다 많다. 공제하고 남은 재산은 연 4%를 적용해 소득으로 바꾼다. 이 셈법을 그대로 대입하면 월 근로소득 468만 원 노부부나 17억 원 아파트 노부부도 수급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남 의원실은 공식 통계로 드러난 상위 1%의 모습이 이런 가설과 크게 다르다며, “부자 노인” 시각이 다소 과장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평균은 집단 안의 분포까지 알려 주지 못한다. 고액 자산가가 몇 명인지는 이 수치로 알 수 없고, 평균이 낮다고 해서 극단적 사례가 하나도 없다고 말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대상은 하위 70% 유지, 금액은 차등 추진
개편 요구가 나오는 배경에는 수급률이 있다. 경기일보는 공무원·군인·사학연금 등 직역연금 수급자를 제외한 전체 노인 중 기초연금을 받는 비율이 80% 안팎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대상을 소득 하위 70%로 유지하되 소득 수준에 따라 지급액에 차이를 두는 개편안을 마련해 놓았다.
이 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현재 받는 금액이 언제부터 어떻게 바뀔지는 정해진 바가 없으므로, 개편안을 곧 내 연금액 삭감으로 받아들일 일은 아니다. 다만 노인일자리나 재취업으로 근로소득이 생긴 어르신이라면 차등 기준이 어떻게 짜이는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일을 늘리기 전 창구에서 물어볼 것
이번 자료와 가장 관련이 깊은 쪽은 일하고 있거나 일자리를 찾는 수급 어르신이다. 취업을 하거나 급여가 오르면 소득인정액도 움직여 수급 여부나 금액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근로소득이 없고 집 한 채가 재산의 대부분인 어르신은 근로소득 공제보다 재산 기본공제와 소득 환산 방식을 살펴보는 편이 맞다.
일자리 제안을 받았다면 먼저 월 급여에서 116만 원을 빼고 남은 금액의 30%를 다시 덜어 보는 계산이 참고가 될 수 있다. 정확한 소득인정액과 일을 늘렸을 때의 연금 변화는 기초연금을 신청한 창구에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일자리와 소득을 함께 놓고 따지는 상담은 고용센터(고용24), 시니어클럽, 노인복지관,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 문의하면 된다.
· 경기일보(2026.10.31) 기초연금 상위 1% 열어보니…일반재산 3.4억·소득 월 220만
· 공감신문(2026.10.31) 소득인정액 상위 1% 기초연금 수급 노인들의 실제 재산은 얼마일까?
수치는 남인순 의원실이 공개한 보건복지부 2025년 말 기준 자료이며 상위 1% 집단의 평균이다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