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령층 2만 8,512명을 20년 동안 살핀 자료에서 폭염 많은 동네일수록 치매가 더 많아
관찰연구여서 원인이라 단정할 수 없고 냉방 여건에 따라 차이가 크게 갈려
다음 여름 전에 집 안 냉방과 복용약, 더위 피할 곳부터 점검할 필요

찬 바람이 불면 지난여름의 무더위는 금세 잊힌다. 그런데 한 해에 며칠뿐인 극심한 더위가 여러 해 이어지면 뇌 건강과도 맞물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이 결과는 폭염이 치매를 직접 부른다는 뜻이 아니라, 폭염이 잦은 곳에 사는 사람들에게서 치매가 더 자주 관찰됐다는 의미다.

체감온도 39.4도 이상 날을 5년씩 묶어 셌다

알파경제가 2026년 11월 6일 메디컬투데이 보도를 인용해 전한 내용을 보면, 미국 애리조나주립대학교와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공동 연구진이 2000년부터 2020년까지 고령층 2만 8,512명의 자료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병과 치매(Alzheimer’s and Dementia)”에 게재됐다.

해외 의학 매체 뉴스메디컬의 10월 27일 정리에 따르면, 대상자는 조사 시작 때 치매가 없던 50~89세 지역 주민이었다. 시작 나이는 평균 59.8세, 평균 추적 기간은 10.5년이었고, 이 기간에 3,773명(13.2%)이 치매로 분류됐다. 자료는 미국의 대표적 고령자 추적조사인 건강은퇴연구(HRS)에서 나왔다.

연구진은 기온에 습도까지 반영한 체감온도가 39.4도를 넘는 날을 “위험” 폭염일로 정하고, 거주 지역이 5년 동안 겪은 일수를 따졌다. 그 결과 폭염일이 한 해 0.2일 이하인 집단보다 0.4~1.8일인 집단은 치매 위험이 약 14%, 7.2일 이상인 집단은 약 23% 높게 나타났다. 체감온도 32.2~39.3도 수준의 더위에서는 의미 있는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

냉방이 드문 동네일수록 격차가 벌어졌다

사는 곳의 형편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랐다. 폭염 노출이 가장 많은 집단 안에서도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운 동네는 치매 위험이 약 40% 높았던 반면, 여건이 나은 동네는 약 11% 높은 수준이었다. 중앙 냉방시설이 적은 동네는 약 36%, 냉방이 흔한 동네는 약 13%로 차이가 컸다.

연구진은 탈수, 염증반응(몸의 방어 반응이 지나치게 일어나는 상태), 심장과 혈관의 부담, 뇌로 가는 혈류의 변화 등을 가능한 연결 고리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기후변화로 폭염이 잦아지는 만큼 취약 지역 고령층을 위한 냉방 지원과 폭염 대응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네 폭염 일수와 각 가정의 실내 더위는 다르다

이 연구는 관찰연구여서 인과관계(원인과 결과의 관계)를 증명하지 못한다. 더위 노출도 각자가 실제로 겪은 온도가 아니라 동네 단위로 추정한 값이었고, 집 안 온도는 측정하지 않았다. 냉방 보급률 역시 2016년 한 해 자료를 전체 기간에 똑같이 적용했다.

치매 판정은 병원 진단이 아닌 설문형 인지 검사에 기댔고, 알츠하이머병인지 혈관성 치매인지 같은 종류도 구분하지 않았다. 대기오염, 식습관, 유전 등 다른 요인이 결과에 섞였을 가능성도 남는다. 출발 나이가 평균 50대 후반이어서 이미 고령인 어르신에게 같은 수치를 그대로 대입하기도 어렵다.

미국의 기후와 주택 환경에서 나온 결과라는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폭염 며칠이 치매를 만든다”라고 읽기보다는, 더위를 피하기 힘든 생활 환경이 뇌 건강과도 관련될 수 있다는 경고로 받아들이는 편이 적절하다.

냉방 여건과 복용약부터 확인

냉방이 적은 동네에서 차이가 두드러졌던 만큼, 에어컨이 없거나 켜기 어려운 집의 어르신은 특히 살필 필요가 있다. 가족은 여름이 오기 전에 집 안 냉방 상태를 점검하고, 한낮에 더위를 피할 수 있는 무더위쉼터 같은 장소를 미리 알아 둘 수 있다.

복용 중인 약이 더운 날씨에 몸 상태를 바꿀 수 있는지는 주치의나 약사에게 확인하는 것이 좋다. 기억력이 예전만 못하다고 느껴진다면 가까운 보건소에 상담과 검사를 문의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 결과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출처
· 알파경제(2026.11.06) 극심한 더위 노출, 치매 위험 증가와 연관…취약지역서 영향 더 커
· 뉴스메디컬(2026.10.27) Could a few days of annual extreme heat raise dementia risk?
수치는 미국 건강은퇴연구(HRS) 2000~2020년 자료를 분석한 관찰연구 기준이며 한국 어르신에게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