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점수 개선일 뿐 치매 발생을 줄인다는 근거와는 별개
인지 검사로 상태부터 확인하고 지병과 약은 주치의와 약사에게 물어볼 일
깜빡하는 일이 잦아진 어르신을 둔 가족이라면 밥상을 바꿔서 기억력을 지킬 수 있을지 궁금할 수 있다. 국내 연구팀이 경도인지장애(인지기능은 떨어졌으나 일상생활은 대체로 유지되는 상태) 노인 80명에게 12주 동안 마인드 식단을 제공한 결과, 평소대로 먹은 집단보다 인지 점수와 영양 상태가 나아졌다는 논문이 국제학술지 영양학저널(The Journal of Nutrition)에 실렸다. 다만 이를 “마인드 식단이 치매를 막는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지나친 해석이다.
돌봄 시설 6곳에서 식사를 직접 조리해 제공
하이닥(11월 2일)과 코메디닷컴(10월 12일) 보도를 종합하면, 연구는 2023년 국내 주야간보호센터(낮 시간에 어르신을 돌보는 시설) 6곳에서 이뤄졌다. 경희대 박유경 교수와 인하대 최성혜 교수 연구팀이 아워홈,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로완과 함께 참여했다. 참여자는 65세 이상 경도인지장애 노인으로, 식단만 받은 33명, 식단에 디지털 인지훈련을 더한 28명, 기존 식사를 그대로 유지한 대조군 19명으로 구성됐다.
마인드(MIND) 식단은 지중해식 식단에 혈압 관리용으로 쓰이는 대시(DASH) 식단을 합친 식사법이다. 코메디닷컴에 따르면 녹색 잎채소, 베리류, 견과류, 콩류, 통곡물, 생선, 가금류, 올리브유는 늘리고 붉은 고기, 버터, 튀김, 과자는 줄이는 쪽으로 짜였다. 식사와 간식은 주 5일, 하루 1~2회 연구팀이 조리해 제공했고 실제로 먹었는지도 관리했다. 어르신이 씹거나 소화하기 힘든 재료는 제외했으며, 병행군은 태블릿PC 인지훈련을 주 2회씩 모두 24회 받았다.
대조군은 1점 하락, 식단군은 1.03점 상승
인지 평가에는 30점 만점의 한국판 간이정신상태검사 2판(K-MMSE2, 점수가 높을수록 양호)이 쓰였다. 코메디닷컴이 전한 수치를 보면 식단군은 19.00점에서 20.03점이 됐고, 병행군은 16.32점에서 19.71점으로 3.39점 높아졌다. 대조군은 같은 기간 17.63점에서 16.63점으로 낮아졌다.
노인 영양지수(NQ-E)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식단군은 51.21점에서 63.10점으로, 병행군은 47.80점에서 55.20점으로 올랐으나 대조군은 48.86점에서 45.87점으로 내려갔다. 하이닥은 두 식단 집단 모두 삶의 질과 일상생활 수행능력에서도 대조군과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고 전했다. 근력 지표의 유의한 개선은 병행군에서만 확인됐고, 코메디닷컴은 이를 하체 근력으로 소개했다.
예비 근거와 예방 효과 입증은 다르다
연구팀 스스로도 이번 결과를 단기 인지기능 개선 가능성을 보여 주는 예비 근거로 평가했다. 참여자가 80명에 그치고 추적 기간도 12주여서 장기 효과는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검사 점수의 상승이 실제 치매 위험 감소로 이어지는지도 이번 연구로는 알 수 없다.
숫자를 읽을 때도 조심할 부분이 있다. 병행군의 상승 폭이 가장 크지만 세 집단은 인원이 서로 다르고 출발 점수에도 차이가 있었다. 따라서 상승 폭만 나란히 놓고 인지훈련을 더한 효과가 몇 배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연구에 식품기업이 참여했다는 사실도 결과를 읽을 때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집 밥상에 그대로 옮길 수 있는지도 별개의 문제다. 박유경 교수는 좋은 식단을 권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돌봄 현장에서 직접 제공하며 섭취를 관리하는 방식이 효과적일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집에서 견과류나 생선 같은 음식을 일부 챙겨 먹을 때도 같은 변화가 나타난다고 볼 근거는 보도 내용에서 찾을 수 없다.
해당하는 어르신과 먼저 확인할 일
이번 결과가 직접 적용되는 대상은 경도인지장애가 있으면서 시설에서 식사 관리를 받은 어르신이다. 인지 기능에 문제가 없는 사람이나 이미 치매 진단을 받은 환자에게도 같은 효과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기억력 저하가 걱정되는 경우라면 식단 변경에 앞서 보건소나 주치의를 통해 인지 검사를 받고 현재 상태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당뇨병, 콩팥병 같은 지병이 있거나 여러 약을 복용하는 어르신은 식사 내용을 크게 바꾸기 전에 어떤 음식을 얼마나 먹어도 되는지 주치의나 약사에게 물어볼 수 있다. 주간보호센터를 다니는 경우에는 식단 구성과 인지 프로그램이 있는지 시설에 문의하고, 관련 서비스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도 안내받을 수 있다.
· 하이닥(2026.11.02) 노인 뇌 건강에 도움 된 '이 식단'은?... "12주간 식단으로 노인 인지기능 개선"
· 코메디닷컴(2026.10.12) "치매 오기 전 식단부터 바꿨더니"⋯12주 만에 노인에게 찾아온 효과
수치는 언론 보도에 실린 연구 결과 기준이며 80명을 12주간 살핀 단기 연구라 치매 예방 효과를 뜻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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