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한 노인 시대의 도래

올해부터 1960년대생, 이른바 386세대가 만 65세가 되며 본격적으로 노년기에 진입한다. 이들은 고성장기 안정적 일자리와 부동산 가격 상승의 수혜를 동시에 누린, 한국 역사상 가장 자산이 두터운 은퇴 세대다. 통계상 가계 자산의 상당 부분이 5060세대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은 이전의 빈곤한 노인 세대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조건임을 보여준다.

청년 세대가 마주한 정반대의 현실

문제는 다음 세대의 현실이 정반대라는 점이다. 잠재성장률은 낮아졌고, AI 확산으로 청년의 사회 진입 문턱은 더 높아졌다. 서울 중위권 주택 가격이 12억 원에 이르는 상황에서 내 집 마련은 사실상 꿈이 됐고, 결혼과 출산, 노후 준비가 한꺼번에 멀어졌다. 이러한 세대 간 자산 격차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청년층의 박탈감과 보편 복지에 대한 반감으로 직결된다.

시대에 뒤처진 기초연금 제도

그럼에도 기초연금은 여전히 '빈곤한 노인'을 전제로 한 '소득 하위 70%'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다. 상당한 부동산을 보유한 은퇴자에게까지 청년 세대의 혈세로 현금을 지급하는 구조는 빈곤 구제라는 제도 본연의 목적과 어긋난다. 더욱이 고령화로 수급자가 급증하면서 재정 부담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그 청구서는 결국 미래 세대에게 돌아간다.

한국 사회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

이 문제를 방치하면 세 가지 충격이 현실화된다.

  1. 세대 갈등 격화: 청년층의 조세 저항과 세대 갈등이 격화되어 사회 통합 기반이 흔들린다.
  2. 빈곤 노인 지원 약화: 비효율적 재정 지출이 누적되어 정작 도움이 절실한 빈곤 노인층에 대한 지원 여력이 줄어든다.
  3. 미래 세대 부담 가중: 개혁을 미룰수록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미래 세대의 부담이 가중된다.

정밀 타기팅과 하후상박의 원칙

해법은 정밀한 타기팅 전환이다. 소득 기준을 넘어 부동산 자산의 실질 가치까지 엄격히 반영하고, 고가 주택 보유 시니어에게는 주택연금 등 자산 유동화 경로를 열어주되 기초연금 대상에서는 제외해야 한다. 이렇게 절감한 재원을 실제 빈곤 노인에게 더 두텁게 지원하는 '하후상박' 원칙이 확립될 때, 기초연금은 세대 갈등의 불씨가 아닌 세대 연대의 장치로 기능할 수 있다.

하후상박(下厚上薄): 아래 하, 두터울 후, 위 상, 엷을 박 — "아래는 두텁게, 위는 얇게"라는 뜻으로, 약자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고 강자에게는 혜택을 줄이는 분배 원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