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단계적 노인 연령 분류 모델
일본은 한국보다 앞서 초고령화를 경험하며 노인을 일률적으로 65세 이상으로 묶지 않고 세분화하는 방식을 정착시켰다. 1996년부터 내각부 고령사회백서는 65세 이상 75세 미만을 전기고령자, 75세 이상을 후기고령자로 구분해왔고, 2008년 후기고령자 의료제도 도입으로 이 구분이 제도화되었다. 최근에는 준고령자(6574세), 고령자(7589세), 초고령자(90세 이상)로 더욱 세분화해 정책을 차등 적용하고 있다. 2017년 일본노년학회는 의학적 노화 시점이 늦춰졌다는 근거를 들어 노인 기준을 75세로 상향할 것을 제안했고, 2024년 경제자문기구는 65세에서 70세로의 상향을 공식 건의했다.
일본 모델의 핵심 시사점
일본의 접근에서 주목할 지점은 세 가지다. 첫째, 단일 기준이 아닌 ‘이중 기준’을 운영한다. 연금·의료 등 제도별로 적용 연령을 다르게 설계해 일괄 상향에 따른 충격을 분산시켰다. 둘째, 고용 정책과 노인 정책을 결합했다. 2013년 정년을 65세로 상향하고 2021년에는 70세까지 취업 기회 제공을 기업의 노력 의무로 규정해 소득 공백을 차단했다. 65~69세 취업률이 50%를 넘는 배경이다. 셋째, 후기고령자 의료제도처럼 돌봄 수요가 집중되는 75세 이상에 자원을 우선 배분하는 선별적 복지 구조를 만들었다.
한국 실정에 맞는 단계적 재정의 방향
한국은 2025년 초고령사회에 진입했고, 일본보다 두 배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어 일본 모델을 그대로 이식하기 어렵다. 다음 세 가지 방향이 현실적이다.
첫째, ‘이원적 노인 기준’을 도입해야 한다. 통계·복지 일반 기준은 70세로 상향하되, 기초생활 보장 성격이 강한 기초연금과 장기요양보험은 65세를 유지하고, 지하철 무임승차나 경로우대 같은 비현금성 혜택을 70세로 우선 조정하는 방식이 합리적이다. 일본이 제도별로 다른 연령을 적용한 사례를 참조할 만하다.
둘째, 정년·연금·노인 연령의 ‘3단계 동조화’가 필수다. 현행 정년 60세, 국민연금 63세, 기초연금 65세의 격차를 줄여야 한다. 정년을 65세로 단계적으로 연장하고, 65~69세 구간을 ‘준고령’으로 새로 정의해 재고용·임금피크·계속고용 선택지를 법제화해야 소득 공백을 막을 수 있다.
셋째, 75세 이상 후기고령자 중심의 복지 재편이 필요하다. 돌봄 수요와 의료비가 집중되는 후기고령층에 재정을 집중하고, 전기고령자(65~74세)에게는 일자리·사회참여·건강관리 중심 정책을 제공하는 이원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
결론
핵심은 ‘노인 기준 상향’이라는 단일 명제가 아니라, 연령대별 차등 설계와 고용연장 동시 추진이다. 일본이 30년에 걸쳐 시행착오를 거친 이 경로를 한국은 10년 안에 압축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사회적 합의 기구를 통한 로드맵 수립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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