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개요 및 실효성 분석
은평구의 ‘은평 그린백’ 사업은 폐신문지 재활용, 노인 일자리 창출, 전통시장 비닐 사용 저감이라는 세 가지 사회적 과제를 하나의 모델로 결합한 융합형 자원순환 사업이다. 구청과 유관기관의 폐신문지를 은평시니어클럽이 수거·가공해 친환경 종이봉투로 제작하고, 이를 전통시장 점포에 배송까지 수행하는 구조다.
사업의 강점
이 사업은 세 가지 측면에서 실효성을 기대할 수 있다. 첫째, 자원의 안정적 공급망이 확보되어 있다. 공공기관에서 정기적으로 발생하는 폐신문지를 활용하기 때문에 원료 수급이 일정하다. 둘째, 노인 일자리의 질적 확장 가능성이 있다. 단순 환경미화 중심의 기존 노인일자리에서 벗어나 수거·제작·물류로 이어지는 가치사슬에 참여하게 된다. 셋째, 보건소 ‘건강도시 활동매니저’가 기술 전수에 참여한 부서 간 협업 모델은 행정 칸막이를 허무는 사례로 평가할 만하다.
실효성의 한계
다만 몇 가지 구조적 한계도 분명하다. 종이봉투는 비닐봉투에 비해 강도와 방수성이 떨어져 정육·수산·반찬류 등 전통시장의 주요 품목에 사용하기 어렵다. 표백하지 않은 신문지 특성상 잉크 잔존물의 식품 접촉 안전성 문제도 검토가 필요하다. 또한 수작업 중심의 제작 방식은 단가가 높아 시장 상인이 자비로 구매할 경우 비닐봉투와 가격 경쟁이 어렵고, 결국 지자체 보조금에 의존하는 구조가 될 가능성이 크다. 사업 지속성이 예산 편성에 좌우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국 확대 시 제도적 문제점
전국 확대 시 가장 먼저 부딪히는 문제는 법적 근거의 부재다. 현행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과 ‘노인복지법’은 각각 운영되고 있어, 폐자원 재활용과 노인일자리를 결합한 사업을 일관되게 지원할 근거가 미흡하다. 지자체별 조례에 의존할 경우 지역 간 편차가 커진다.
둘째, 식품 접촉용 종이봉투의 위생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기구 및 용기·포장의 기준 및 규격’ 적용 여부가 불분명해, 전통시장 식료품 포장재로 본격 보급할 경우 안전성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
셋째, 폐신문지 공급량 자체가 감소 추세다. 신문 구독률 하락으로 안정적 원료 확보가 어려운 지역이 늘고 있어, 사업 모델을 광역 단위로 확대할 경우 원료 다변화가 불가피하다.
필요한 지원 사항
전국 확대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제도적 지원이 요구된다. 환경부와 보건복지부가 공동 주관하는 ‘자원순환형 노인일자리 사업’을 별도 사업군으로 신설해 매칭 예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식약처는 재생지 봉투의 식품 접촉 안전 기준을 명확히 고시하고, 인증 절차를 간소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공공기관 폐지의 우선 공급 의무화, 친환경 봉투 구매 지자체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 표준 작업장 모델과 안전 매뉴얼 보급 등이 병행되어야 한다. 단순 모방 확산이 아니라 지역별 원료 여건과 시장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모델 설계 가이드라인 마련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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