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이 던지는 역설

태백시는 인구 3만 7088명, 60세 이상이 1만 5550명에 달하는 대표적인 인구소멸 위기지역입니다. 고령화율 **32.7%**로 10명 중 4명이 고령층입니다. 그런데 이 '사라질지도 모르는 도시'에서 어르신들은 지역 관광과 공공서비스의 주역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3가지 일자리 모델

1. 창의점빵 (탐방객 안내·기념품 판매)

당골탐방지원센터 안 매장입니다.

  • 참여: 12명이 6개 조로 나눠 근무
  • 근무: 월 5일, 하루 5시간
  • 급여: 기본 월 26만 원 + 굿즈 판매 성과급 (많을 때 월 70만 원대)

2. 캠핑세탁 (침구 세탁·포장)

야영장 이용객 이불을 세탁·건조·진공포장합니다.

"이불을 딱 뜯으면 새것 같은 느낌이 나요. 탐방객 만족도가 확 올라가죠." – 유민 과장

70세 이상 부부가 함께 일하는 보기 드문 사례도 있습니다.

3. 자생식물증식장 (산림형 스마트팜)

해발 900m에서 신갈나무·떡갈나무 묘목을 키웁니다.

  • 근무: 주 5일, 하루 3시간(월 60시간 탄력근무)
  • 의의: 탄소흡수 숲 조성 기반

태백 모델이 특별한 3가지 이유

1. 복지가 아닌 '협력' 구조

국립공원공단은 수익을 못 내는 기관이고, 어르신은 일자리가 필요했습니다. 서로의 빈틈을 채우는 협력으로 설계된 점이 핵심입니다.

2. 수익형 일자리

공익형처럼 세금에만 의존하지 않습니다. 굿즈 판매·세탁 서비스 등에서 수익을 내고, 어르신들이 그 수익을 가져갑니다.

3. 지역 자원과 연결

태백의 국립공원·캠핑장·숲이라는 자원을 어르신 일자리와 연결했습니다. 지역이 가진 것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전국 어디든 응용 가능합니다.

어르신들이 진짜로 얻는 것

어르신들에게 이유를 물으면 돈 얘기는 거의 없습니다.

"밖에 나와서 좋다" "사람을 만나서 좋다" "내가 쓸모 있다는 느낌이 든다" "손주 용돈 주는 게 기분이 좋다"

권성진(71) 어르신은 **"집에만 있으면 점점 안 움직이게 되는데, 여기 나오니까 사람이 밝아져요"**라고 말합니다.

남은 과제도 분명히 있다

  • 겨울철 접근성: 눈 오면 30분씩 걸어서 출근
  • 여름철 안전: 폭우로 길이 끊기는 경우 발생
  • 규모 확대: 현재 참여 인원은 소수에 불과

다른 지역이 따라할 수 있는 점

지역 자원 응용 가능한 일자리
국립공원·자연휴양림 탐방객 안내, 기념품 판매
캠핑장·야영장 세탁·청소·시설 관리
지역 특산 수목 묘목 관리, 산림 돌봄
지역 관광지 해설사, 매표, 안내

중앙정부 예산만 바라보지 말고 지역 공공기관(국립공원·문화재청·산림청 등)과 협력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마지막 한마디

한 어르신이 남긴 말이 모든 것을 설명합니다.

"나한테 노인일자리요? 그냥, 뭐… 살아 있다는 느낌이죠."

도시는 사라질 수 있지만, 일하는 노인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태백의 실험은 인구소멸 지역이 살아남는 방식을 보여주는 동시에, 노인일자리가 복지가 아닌 지역 생존 전략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합니다.